『스노볼 드라이브』, 녹지 않는 눈이 내린다면
하노(hano)
무더운 유월의 어느 날, 하늘에서 눈이 펑펑 내린다. 중학교 2학년 모루는 운동장에서 고개를 쳐들고 그 기이한 관경을 쳐다본다. 아이들이 신기한 듯 밖에 나와 눈을 맞는다. 그때 갑자기 누군가 날카로운 비명을 지른다. 눈에 닿은 피부에 붉게 발진이 일어나고 혈토를 하더니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사람들이 몰려있던 운동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아이들이 사자에게 쫓기는 소 때처럼 눈을 피해 학교로 달려들었다. 그날부터 녹지 않는 괴설이 전 세계에 내리기 시작하고 일상이 무너졌다. 녹지 않는 눈은 세상을 새하얗게 덮어버렸고 더러운 것들은 모두 흰 눈 아래에 묻혔다. 지구는 거대한 스노볼이 되었다. 우리는 1년이 넘게 비일상이 일상이 되어버린 세상에서 살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에는 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