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 맥스:분노의 도로> 리뷰맥스:분노의 질주> 리뷰
오늘도 어느 날

<매드 맥스:분노의 도로> 리뷰맥스:분노의 질주> 리뷰

by 하노(hano)

 

 좋은 텍스트는 여러 가지 방면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오늘 리뷰해 볼 <매드 맥스> 역시 그런 작품 중 하나다.

 <매드 맥스>는 교과서적인 촬영법, 서사를 극도로 배제하고 액션이 몰아치는 강렬한 구성, 강인하고 주도적인 여성 주연 캐릭터가 활약하는 여성 서사 등 다양한 관점으로 무궁무진하게 해석해볼 수 있다. 영화가 개봉한 직후에는 주로 앞에서 언급한 연출적인 면, 특히 액션씬 촬영 방식과 여성 서사에 대한 면을 중심으로 해석되었다. 오랜만에 <매드 맥스>를 보고 나서 내 눈에 중점적으로 보인 것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리뷰에 들어가기 앞서 오늘 나는 이렇게 물어보고 싶다. '당신은 오늘 무엇을 심었나요?'

 

 환경오염이 극심해지면서, 특히 지구 온난화 문제가 큰 이슈가 되었다. 먼 미래의 일로 느껴졌던 온난화로 발생하게 될 특이점이 인류의 코 앞에 다가왔다. 아니 인간이 특이점 앞으로 성큼 큰 걸음으로 다가갔다. <매드 맥스>는 모종의 이유로 급격한 환경 변화가 생겨나고 사막화와 자원의 고갈이 발생한 아포칼립스 장르다. 누구도 예상하기 쉽지 않은 변곡점 이후의 세계, 어쩌면 <매드 맥스>의 배경이 우리의 미래 일 수도 있다. 주인공 퓨리오사는 물과 자원을 독점하는 지배자 임모탄을 배반하고 임모탄의 아내들을 데리고 녹색의 땅으로 도망치려고 한다. 생명이 가득한 어머니의 땅,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뭐야? 속았어! 이건 훈계질이잖아? 난 영화 리뷰를 보러왔어. 여길 당장 떠나야겠어!'라고 생각한 사람이 있다면 잠시만 기다려 주시길, 이 글은 영화 리뷰가 맞습니다.

 

 

 임모탄의 추적을 따돌리고 어머니들의 땅에 도착했지만, 그녀가 알던 녹색의 땅은 사라졌다. 물이 오염되어서 무엇도 기를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푸른 녹음이 가득한 땅이 없어진 것을 보고 당당하고 진취적이었던 퓨리오사 마저 낙담한다. 이때 퓨리오사 일행은 녹색의 땅에서 거주하던 모계 부족 모발리니와 합류한다. 모발리니 중 주요한 인물이 등장한다. 온갖 씨앗을 가보로 여기며 보관하는 '시드 키퍼'라는 노년의 여성이다. 시드 키퍼는 녹색의 땅의 의지를 잇는 상징적이고 후대에 녹색의 땅의 의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녀는 녹색의 땅이 오염되었음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언젠가는 씨앗을 싹 틔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녀의 의지가 이어지는 것을 보면 워보이들과 비교가 된다. 워보이는 임모탄의 전투원으로 오염된 환경에 노출된 탓에 대부분 병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며 흰색 피부를 갖고 있다. 이들은 임모탄을 신적 존재로 여기며 명예로운 죽음 끝에 바할라라고 불리는 천국에 갈 수 있다고 믿는다. 이 맹목적인 전사들은 임모탄을 위해서라면 죽음도 무릅쓰고 전투에 나선다. 그들은 헌신을 상징하는 존재이지만, 그 헌신 끝에는 죽음과 실체를 알 수 없는 믿음 뿐이다. 목적성 없는 맹목적 믿음이 얼마나 우습고 위험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임모탄의 죽음으로 그들의 믿음은 너무나 쉽게 무너진다. 반면, 시드 키퍼의 희망은 그녀의 죽음 끝에도 그녀의 의지를 이어받는 존재가 있다. 희망 가진 위대한 힘이다. 그녀의 씨앗은 분명 그들에 의해 싹 틔울 것이다.

 

 <매드 맥스>에는 두 가지 씨앗이 등장한다. 씨드 키퍼의 생명을 가진 씨앗과 총알이라는 죽음의 씨앗이다. 희망은 막연하지만 더 나은 내일을 가져다준다. 죽음의 씨앗의 끝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프릳츠라는 카페는 매일 커피와 제빵에 대한 기록을 남긴다. 오늘 남긴 기록이 내일의 선생님이 되어줄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 모종 몇 개와 씨앗을 심어 텃밭을 만들었다. 다시 한번 질문을 던지며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다. 당신은 오늘 어떤 씨앗을 심었나요? 그 씨앗에서는 무엇이 자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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