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리뷰 - 모든 것은 그저 한바탕 쇼!
오늘도 어느 날

<시카고> 리뷰 - 모든 것은 그저 한바탕 쇼!

by 하노(hano)

주관적해석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목차]

 

  1. 줄거리
  2. 본문1

 

줄거리

 

  시놉시스

 

재즈, 술, 사랑, 그리고 배신…
유혹의 도시 시카고를 뒤흔든 한 발의 총성!


화려한 무대 위 스타가 되길 꿈꾸는 ‘록시’는 우발적인 살인으로 교도소에 수감된다. ​그곳에서 만난 매혹적인 시카고 최고의 디바 ‘벨마’는 승률 100%의 변호사 ‘빌리’와 무죄 석방을 위한 계획을 짜고 있다.
​‘빌리’는 법정을 하나의 무대로 탈바꿈시키는 쇼 비즈니스의 대가로, ​자극적인 사건에 불나방처럼 모여드는 언론의 속성을 교묘하게 이용한다. 록시’ 또한 ‘빌리’의 흥미를 끌어 자신의 변호를 맡기게 되고, ​평범한 가수 지망생에 불과했던 ‘록시’는 신문의 1면을 장식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되는데…

“그건 살인이었지만, 범죄는 아니야”
그들의 쇼는 이미 시작됐다!

(출처 : 다음 영화)

 

  한 줄 요약

 

 모든 것은 한바탕 쇼!

 

본문1

 

 지난번에 이어 뮤지컬 영화로 다시 찾아왔습니다. 감히 최고의 뮤지컬 영화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시카고>를 보면 선인(善人)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모두 악역입니다. 주인공은 남편을 속이고 외도를 하고 살인을 저지른 뒤에도 반성이라고는 모릅니다. 여자 교도소의 교도소장은 수감자들에게서 돈을 받고 변호사와 줄을 대주거나 외부 물품을 줍니다. 록시의 변호사인 빌리는 화려한 언변으로 언론을 휘두르고 언론은 대중을 혼란하게 만듭니다. 어리석은 대중은 그저 언론이 뿌려대는 먹이를 주워 먹기 바쁩니다. 항상 새로운 먹잇감을 찾아 돌아다니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진실은 수증기처럼 금세 사라집니다.

 무서운 내용입니다. 우리 대중은 누군가가 조작한 사실에 끌려다닐 뿐 진실을 알 수 없습니다.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은 무엇이 진실인지 알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언론에 길들여진 대중은 길들여진 사실도 모른 채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의 속도를 따라잡기에도 버겁습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군집인 대중. 이 대중의 속성은 무엇일까요?

 과거에 학교 사회 시간에서 대중 혹은 매스 미디어라는 개념에 대해 배운 적이 있으실 겁니다. 이때 대중은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됩니다. <시카고> 속 시민들처럼 어리석고 미디어에 조종당합니다. 매스 미디어에서 '매스(mass)'는 다수라는 의미입니다. 매스 미디어에서 미디어는 대규모의 자본을 바탕으로 대량생산을 전제로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생산된 미디어의 산물은 상품의 성격을 지니며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합니다. 이 불특정 다수는 무차별적인 집합체로 주체성을 지니지 못하고 비합리적입니다.

 이러한 미디어에 대한 개념은 널리 통용되었습니다. 많은 엘리트주의 사상가들은 대중문화란 저급하고 무의미한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교과서에서 매스 미디어의 개념을 배운 분들 역시 미디어를 경계해야 하는 대상으로 배우셨을 것입니다. <시카고>에서는 변호사 빌리가 모든 것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있음을 퍼펫 인형을 조종하는 것으로 연출했습니다. 고용인부터 언론과 언론을 받아보는 대중들까지 그의 손바닥 위에 있습니다.

  인터넷은 참 많은 것들을 바꿔놨습니다. 대중의 개념도 그중 하나입니다. 무차별적인 집합체였던 분별력 있는 개인의 집합으로 변화했습니다. Mass에서 Popular로 그 의미가 변화한 것입니다. 매스 미디어가 생산 과정에 초점이 있었다면 새로운 대중문화는 수용이 중요합니다. 개인이 정보를 획득할 수 있게 되면서 대중이 힘을 키워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잘못된 기사를 비판하고 정정 요청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사실을 스스로 찾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시카고>를 보면 많은 기시감이 듭니다. 인터넷이 보급된지도 30여 년이 흘렀습니다. 많은 것들이 바뀌었습니다. 언론보다도 트위터가 더 빨리 정보를 전달하고 다른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정보는 다시 개인의 눈을 가리기 시작했습니다. 가짜 뉴스가 판을 치고 공신력 없는 개인이 팩트 체크 없이 글을 작성하고 퍼트릴 수 있게 되자 인터넷상 정보는 신뢰성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럼에도 개인은 정보 획들을 위해 인터넷을 이용합니다.

 언론은 진실을 가리기보다는 더 높은 트래픽 유입에 집중합니다. 사실 확인이 안 이루어진 정보를 끊임없이 인터넷에 뿌리고 사람들의 눈을 가립니다. 돈 있는 자들은 새로운 뉴스거리를 언론에 흘리며 논지를 흐립니다. 진실 공방이 아닌 팩트 확인의 논쟁이 이루어지고 어느새 사건은 무마됩니다. 지금 전 세계는 1920년대 시카고로 복귀했습니다. 살인을 저질렀든 어떤 잘못을 저질렀든 간에 대중이 원하는 모습으로 미디어에 비치면 대중은 쉽게 수용합니다. <시카고>의 마지막 장면에서 록시와 벨마가 능청스럽게 자신의 살인 행위를 연상시키는 무대 연출을 한 장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나요? 대중은 분노도 용서도 빠릅니다.


 이번 리뷰는 평소보다 분량이 짧습니다. 영화 연출적인 면에서 이야기 해볼 거리를 많이 찾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연출이 허술하거나 작품성이 떨어지는 영화는 아닙니다. 오히려 연출이 뛰어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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