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랜드> 리뷰 - 꿈, 사랑 그리고 향수
오늘도 어느 날

<라라랜드> 리뷰 - 꿈, 사랑 그리고 향수

by 하노(hano)

 주관적해석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2015년의 겨울은 내게 다소 충격이었다. 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보이 후드>가 모든 주요한 상을 휩쓸 줄 알았다. 2월 23일의 결과는 내 예상과 전혀 달랐다. 작품상을 <버드맨>이 남우주연상을 <위플래쉬>가 미술상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수상한 것이다. <버드맨>과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위플래쉬>가 당시에 한국에 개봉 전이었기 때문에 나는 납득하기 어려웠다. 리얼타임을 맞추기 위해 12년간 촬영한 극영화를 제치고 수상한 작품이 너무나 많았다.

 3월이 되고서 세 작품을 볼 수 있었다. 그제야 결과에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었다. <버드맨>과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시각적으로 촬영 기술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가장 강렬히 머릿속에 남은 것은 <위플래쉬>였다. 데미언 샤젤 감독은 내 머리에 천재 감독으로 기억되었다. 그 감독이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이 영화에 담겨 있다.


[목차]

 

  1. 줄거리
  2. 꿈과 사랑과 향수
  3. 연출

 

줄거리

 

  시놉시스

 

황홀한 사랑, 순수한 희망, 격렬한 열정…
이 곳에서 모든 감정이 폭발한다!


꿈을 꾸는 사람들을 위한 별들의 도시 ‘라라랜드’.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과 배우 지망생 ‘미아’(엠마 스톤),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 만난 두 사람은 미완성인 서로의 무대를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출처: 다음 영화)

  자세한 줄거리

 

 차가 꼼짝도 못 하는 고속도로 위, 갑작스럽게 노래가 시작된다. 운전자들의 노래가 끝나고 체증이 좀 풀린다. 갈색 클래식카에 타고 있는 남자 주인공 세바스찬과 도요타 프리우스에서 대본 연습을 하고 있는 여자 주인공 미아가 서로 스치듯 지나간다.

겨울

 미아는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에 있는 카페에서 일한다. 그녀는 배우 지망생으로 여러 오디션에 지원하지만 낙방하기 일수이다. 오디션 장에서 무시를 당하고 집으로 돌아온 미아는 우울하다. 집에서 같이 사는 친구들이 나타나 그녀를 파티에 초대한다. 미아는 거절하지만 친구들이 계속 설득해서 파티장까지 간다. 하지만 파티에서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자동차가 견인되어 집까지 걸어가게 되었다. 되돌아가던 중 어디선가 들려오는 피아노 연주 소리에 이끌려 카페에 들어간다. 

 세바스찬은 재즈를 사랑하는 피아니스트다. 하지만 정통 재즈는 사람들이 잘 듣지 않고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한다. 크리스마스에 전에 일하던 식당에 복직하게 된 그는 캐럴을 연주한다. 얼마 안 가 그는 식당 주인의 말을 어기고 재즈를 연주한다. 그는 결국 다시 해고당한다. 미아는 그의 연주에 반해 그에게 말을 걸지만 세바스찬은 그녀의 어깨를 치며 식당을 빠져나간다.

 미아는 또다시 파티장에 있다. 미아는 이곳에서도 사람들과 잘 섞이지 못했다. 미아는 밴드 연주 소리를 듣고 밴드 방향으로 간다. 우연히도 밴드 키보드 연주자는 크리스마스 식당에서 본 그 남자였다. 미아는 밴드에게  A Flock of Seagulls의 'I Ran' 선곡을 부탁한다. 잠시 밴드가 쉬는 시간을 갖는 동안 세바스찬과 미아는 대화를 나눈다.

 파티가 종료된 뒤, 미아는 파티에서 만난 남자에게 붙잡혀 있었다. 그때 세바스찬이 지나가고 미아는 세바스찬에게 아는 체를 하며 그 자리에서 벗어난다. 두 사람은 차를 찾지만 좀처럼 미아의 차가 보이지 않는다. 두 사람은 야경이 아름답지만 좀처럼 당신에게 끌리지 않는다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며 연보라색 하늘 아래에서 춤춘다. 미아의 남자 친구에게 전화가 오고 분위기가 깨진다. 마침 자동차를 찾은 두 사람은 헤어진다.

 

 

  다음날, 미아가 일하는 카페에 세바스찬이 찾아온다. 두 사람은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를 거닐며 대화를 나눈다. 대화를 통해 미아가 배우를 꿈꾸게 된 이유와 그녀가 어렸을 적에 이모와 각본을 쓰곤 했었다는 것, 그녀의 고향 집 앞에 도서관에서 영화를 보곤 했다는 것 등을 알게 되었다. 세바스찬은 미아 보고 연기만 하는 배우가 아니라 극본을 쓸 수 있는 사람이라며 용기를 돋워준다. 세바스찬은 이 말을 루이 암스트롱의 예시를 들어가며 말했다. 미아는 이때 사실 재즈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고백한다.

 세바스찬은 놀라며 미아를 허름한 재즈 바에 데려간다. 그곳에서 세바스찬은 재즈에 대해 설명하며 재즈가 가진 매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때 미아에게 2차 오디션을 보러 오라는 전화가 온다. 막장 10대들에 관한 작품이었다. 미아는 어쩌면 <이유 없는 반항>같은 작품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하자 세바스찬이 맞장구친다. 사실 <이유 없는 반항>을 본 적이 없는 미아는 세바스찬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세바스찬은 리알토 극장에서 상영 중이니 같이 보러 가자고 제안하고 미아는 제안을 수락한다.

 두 사람이 함께 영화를 보기로 한 날, 미아가 한 참 외출 준비 중일 때 미아의 남자친구가 찾아온다. 그날에 남자 친구의 형 커플과 저녁 식사 선약이 있었던 것이다. 미아는 남자 친구에게 잊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는 남자 친구를 따라 식당에 간다. 식당에서 좀처럼 대화에 끼지 못하던 미아는 식당의 출구를 보다가 문득 출구 사인 옆에 있는 스피커에서 음악 소리를 듣는다. 세바스찬이 식당에서 연주했던 음악 소리였다. 그녀는 식당을 뛰쳐나와 리알토 극장으로 향한다.

 영화 상영이 이미 시작되었고 세바스찬은 좌석에 앉아 있었다. 미아가 스크린 앞으로 나간다. 세바스찬이 그 모습을 보고 미아를 자리로 부른다. 두 사람은 합석하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두 사람이 키스를 하려던 찰나 필름이 끊겨서 상영이 중단되고 만다. 두 사람은 멋쩍어져서 웃음을 터트린다. 미아는 세바스찬에게 좋은 생각이 있다며 영화에 나왔던 그리피스 천문대에 간다. 두 사람은 그곳에서 입을 맞춘다.

여름

 미아는 세바스찬의 말처럼 극본을 쓰기 시작했다. 1인극 연극의 대본이었다.

 두 사람은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두 사람이 재즈바에 있을 때, 키이스가 등장한다. 키이스는 세바스찬에게 새로운 밴드를 만들었다며 건반 연주자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바스찬은 제안을 거절한다.

 다음날 아침, 미아가 어머니와 통화를 하고 있다. 세바스찬은 방에서 통화하는 미아의 목소리를 듣는다. 어머니가 미아에게 근황과 남자 친구에 대해서 묻고 있는 듯했다. 미아는 돈을 들여가며 일인극을 준비하고 있었고 세바스찬은 마땅한 직업이 없었다. 통화를 듣던 세바스찬은 키이스의 제안을 승낙하기로 다짐한다.

 키이스가 만든 밴드 메신져스는 정통 재즈와는 달랐다. 기계음이 섞인 트렌디한 음악이었다. 세바스찬은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감수하기로 한다. 메신져스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미아는 스탠딩석 가장 앞 쪽에서 공연을 보고 있었다. 음악이 시작되고 사람들은 환호했다. 반응이 뜨거웠다. 하지만 미아는 음악을 듣고 당황스러워하며 표정이 어두워졌다.

가을

  메신져스는 음반 흥행은 대성공이었다. 세바스찬은 메신져스의 투어 때문에 집에 잘 들어오지 못했다. 세바스찬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자 미아는 외로웠다. 미아가 저녁에 집에 돌아오자 세바스찬이 서프라이즈 이벤트로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오랜만에 저녁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세바스찬은 미아에게 투어에 함께 가자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미아는 일인극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망설인다. 세바스찬이 리허설은 그곳에서 해도 되는 것 아니냐며 함께 가자고 이야기한다. 미아는 거절하며 세바스찬에게 투어가 언제 끝나느냐고 묻는다. 세바스찬이 적어도 2년은 더 걸릴 것 같다고 이야기하자 미아는 놀라며 이게 너가 하고 싶었던 것이 맞냐고 묻는다. 세바스찬은 그 질문에 기분이 상한다. 두 사람의 고성이 오고 간다. 미아는 세바스찬에게 너의 꿈은 재즈 바를 만드는 것이었지 않냐며 세바스찬의 꿈을 계속 상기시키고 세바스찬은 이게 현실적인 것이라며 맞선다. 결국 세바스찬이 미아에게 상처를 남기는 말을 하고 상처를 받은 미아가 집을 떠나면서 싸움이 끝난다.

 시간이 흘러, 미아의 첫 공연날이 되었다. 긴장 속에 미아의 첫 공연이 끝나고 미아는 대기실에서 정리를 하고 있다. 이때 관객들이 공연에 대해 비난하는 대화가 대기실에 들려온다. 더군다나 세바스찬이 화보 촬영 때문에 미아의 공연 관람을 하지 못했다. 세바스찬이 뒤늦게 극장에 나타나 거듭 사과한다. 하지만 미아는 이미 깊은 상처를 받은 미아는 고향으로 돌아간다.

 미아가 떠난 뒤, 세바스찬에게 미아를 찾는 전화가 걸려온다. 세바스찬은 전화를 끊으려하지만, 미아의 오디션 소식이라는 말을 듣자 전화를 이어간다.

 고향에 돌아온 미아는 아버지와 저녁 식사 중이었다. 그때 밖에서 긴 경적소리가 들려온다. 미아와 연애시절 세바스찬이 미아를 찾을 때 하던 행동이었다. 미아는 집 밖으로 나가 세바스찬을 만난다. 세바스찬은 미아에게 일인극을 인상 깊게 본 캐스팅 디렉터에게서 오디션 제의가 왔다고 이야기한다. 미아는 이제는 더 상처 받기 싫다며 거절하지만 세바스찬은 내일 아침 8시까지 집 앞에 올 테니 오디션을 보려면 나오라고 이야기하고 떠난다. 미아가 어떻게 알고 집을 찾아왔냐고 묻지 세바스찬은 집 앞에 도서관이 있다고 이야기했잖아 라고 대답한다. 집 앞에 도서관 간판이 보인다.

 다음 날, 미아는 오디션을 보러 세바스찬과 함께 떠난다. 미아는 오디션을 성공적으로 봤다.

 오디션을 본 뒤, 두 사람은 그리피스 천문대에 함께 있다. 미아는 세바스찬에게 우리는 어디에 있는거냐고 묻는다.

 

5년 후, 겨울

 스타가 된 미아는 그녀가 일했던 카페에서 커피를 산다. 미아는 집으로 돌아간다. 집에는 어떤 한 남자와 어린 딸이 있다. 남자는 미아의 남편이었다.

 그날 저녁 미아와 남편은 친구의 공연을 보러 출발한다. 가는 길목이 교통체증이 너무 심해 두 사람은 공연은 다음에 보기로 하고 근처에서 식사하기로 한다.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이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재즈 음악 소리가 들린다. 미아는 그 소리에 이끌린다. 두 사람은 바 안에 들어가 보기로 한다. 미아는 바에 들어가는 중에 깜짝 놀란다. 들어가는 복도에 바의 간판이 있었는데 자신이 과거에 세바스찬을 위해 그려준 간판 모양이었다. 두 사람이 들어가서 자리를 잡자 무대에 세바스찬이 올라왔다. 세바스찬이 연주가들을 소개하고 관객석을 바라봤다. 세바스찬도 미아를 발견했다. 세바스찬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잠시 망설이더니 피아노 의자에 앉아 피아노 연주를 시작했다.

 연주가 끝나고 미아는 남편과 바를 떠난다.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는 미아와 세바스찬의 눈이 마주친다. 두 사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서로 헤어진다.

 

꿈과 사랑과 향수

 

 꿈은 현실과 양립할 수 없다. 꿈의 반대어는 현실이다. 현실은 꿈을 죽인다. 하지만 데미언 샤젤 감독의 영화에서는 꿈의 대립어는 현실이 아닌 것 같다. 그의 작품 세계에서 꿈과 함께 할 수 없는 것은 사랑이다.

 

  

 

 <라라랜드>는 뮤지컬 로맨스 영화이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라라랜드>는 사랑 영화가 아니라 꿈에 관한 영화이다. 이 영화가 담고 있는 큰 주제는 꿈, 사랑 그리고 향수라고 할 수 있는데, 누군가는 사랑에 누군가는 꿈에 그리고 누군가는 향수에 방점을 찍고 영화를 볼 수 있다. 나는 <라라랜드>를 꿈에 대한 영화로 읽었다. 특히 주인공 미아가 꿈을 이루는 과정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동진 평론가가 SK Btv '영화당'에서 다음과 같은 해석을 내놓았는데 나는 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미아가 남자친구와 저녁 식자 자리에서 뛰쳐나와 극장으로 향하는 장면에 대한 해석이다. 

 식당에서 미아를 제외한 세 사람(남자친구 인 그랙, 그랙의 형, 형의 여자 친구)이 나누는 대화의 내용을 살펴보면 극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비위생적이고 온도조절이 안 된다는 둥 극장에 대해 비난한다. 극장은 미아의 꿈이 펼쳐지는 공간으로 그녀의 꿈에 대한 폄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 미아의 시야에 출구 사인과 스피커가 들어온다. 붉은색 출구 사인이 의미하는 바는 명백하다. 그 자리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그녀는 현실에서 탈출하는 것을 선택한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꿈이 있는 극장이다. 이 장면에 대해 이동진 평론가는 연인이 있는 식당을 버리고 극장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며 사랑을 버리고 꿈을 향해가는 것이라고 해석을 했다.

 

 

 이 장면과 대칭되는 장면이 영화 후반부에 등장한다. 미아의 일인극 공연이 있던 날, 세바스찬은 화보 촬영을 하고 있다. 계속해서 시간을 확인하는 등 연신 불안한듯한 모습이지만 화보 촬영을 거절하지는 않는다. 촬영 감독이 아무 음악이나 연주해보라고 주문하자 세바스찬은 미아와 세바스찬의 테마곡 앞부분을 연주하지만 몇마디 치다가 연주를 멈춘다. 음악이 들린 순간 자리를 박차고 나온 미아와 대조되는 장면이다. 이 장면 역시 사랑 영화라고 생각한다면 사랑보다 현실을 선택한 남자로 보일 수 있지만, 꿈에 관한 영화라고 생각하면 세바스찬이 자신의 꿈이었던 정통 재즈를 버리고 현실에 타협하는 장면으로 해석될 수 있다.

 데미언 샤젤 감독의 전작 <위플래쉬>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된다. 최정상의 드러머를 꿈꾸는 주인공이 꿈을 빌미로 여자 친구에게 이별 통보를 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데미언 샤넬 감독의 세상에서는 꿈에 대립되는 것은 사랑인 것이다.

 

  향수

 

 <위플래쉬>의 주인공과 <라라랜드>의 세바스찬은 음악을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임한다. 정통 재즈를 고집하고 고귀한 것으로 여기는데 이는 결국 과거의 것을 숭배하는 태도이다. 마치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주인공이 1920년대 파리를 황금기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1920년대 인물들은 벨 에포크 시대를 벨 에포크 시대 인물들은 르네상스를 동경한 것처럼 과거를 숭배하는 태도는 헛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하는 것은 인간의 본초적인 끌림 중 하나일 것이다.

 <라라랜드>는 내용적으로나 형식적으로나 향수를 자극하는 영화이다. 남자 주인공인 세바스찬은 재즈가 태동하던 시기의 음악을 동경하고 고수하는 태도를 지녔다. 미아 역시 과거의 유명 영화들을 반복해서 언급하곤 한다. 또한 영화 곳곳에 과거 뮤지컬 영화의 장면을 연상시키는 장면들을 찾아볼 수 있다. 영화의 화면비로는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플렛 형식(16:9)을 사용하지 않고 시네마스코프 화면비(2.55:1)를 사용했다. 플랫 비율에 비해 가로가 더 길죽한 화면으로 1950년대에 많이 사용된 화면 비율이다. 이와 같은 화면비를 선택함으로써 과거로 회귀하겠음을 형식적으로 나타낸다. 이와 같은 화면비 연출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사용하면서 유명해졌고 한국에서도 TvN 드라마 <시그널>에서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화면비에 변화를 준 적이 있다.

 

연출

 

  오프닝

 

 

 <라라랜드>하면 강렬한 오프닝이 먼저 떠오른다. 차가 옴짝달싹도 못하도록 꽉 막힌 고가도로에서 갑자기 사람들이 노래를 시작한다. 흥겹게 노래를 하다가 동시에 모든 운전자가 차에 다시 들어가더니 현실로 돌아온다. 영화는 시작부터 말하는 것이다. 이 영화는 이런 영화입니다. 현실과는 약간 동떨어져 있는 영화니 감안하고 시청해주세요. 이 메시지를 이토록 경쾌하게 전달한다. 이 오프닝을 통해 관객들은 영화 시작부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감독과 암묵적 동의를 하게된다. 이 영화가 가진 문법에 따르겠다는 동의를 했기때문에 후에 등장인물들이 갑작스럽게 노래와 춤을 추더라도 또는 지나치게 익살스럽게 굴더라도 관객들은 영화를 불편함 없이 볼 수 있는 것이다.

 

  조명

 

 유난히도 조명 활용이 많은 작품이다. 조명 활용의 목적은 연극 무대 같은 효과를 주기 위함과 색감을 입히기 위함이다. 영화 초반에 미아가 샤워하고 거울을 보는데 친구가 문을 덜컥 열고 들어와 수증기가 왜이리 많냐며 창문이나 열라고 말하자 미아는 "너 안개에서 등장하라고"라고 대답한다. 대놓고 연극적 연출을 사용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와 같은 안개 그리고 조명 스포트라이트 연출은 영화 곳곳에서 사용된다.

 

 

 위 스틸컷의 어색한 조명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라라랜드>는 조명도 적극적으로 활용했지만 색감 연출도 많이 사용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 미아와 세바스찬의 공간이다. 미아가 이전에 살던 집의 모습을 보면 곳곳이 다양한 색으로 칠해져 있다. 반면 세바스찬의 집은 무채색에 가깝고 그가 주로 입는 옷도 갈색이다. 이 색들의 차이는 두 사람의 심리적 차이를 보여준다. 영화 초반에 배우를 꿈꾸며 도전하고 다양한 감성이 살아있는 미아에게는 다양한 색상이 부여된다. 반면 이미 실패한 경험을 가지고 배신당한 상처를 입은 세바스찬은 지친 나머지 도전할 기운도 남아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세바스찬의 집은 무채색에 가까운 것이다. 두 사람이 동거를 시작하자 세바스찬의 집에도 색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미아의 의상 색상도 상당히 흥미롭다. 그녀의 심리적 상태 또는 성공에 따라 그녀가 입는 옷의 색상이 수시로 변화한다. 색을 중점으로 보며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이 영화를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음악

 

 

 리듬에 맞춘 편집도 재미있는 볼거리이다.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재즈 음악의 박자에 맞춰 컷편집이 이루어지는 장면들이 있다. 극중 여름이 시작되고 미아와 세바스찬의 연애 씬이 몽타주 장면으로 펼쳐지는데 컷이 박자에 맞춰서 전환된다. 사랑스러운 연애 장면들이 연속적으로 박자에 맞춰 흘러가고 종점은 세바스찬의 피아노 연주와 그에 맞춰 춤추는 미아를 패닝으로 잡아내는 카메라 무빙으로 이어진다.

 

 세바스찬은 극중에 재즈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

재즈는 뉴올리언스 싸구려 여관에서 탄생했죠. 장소는 좁은데 사람은 넘처나지, 서로 언어가 달라서 말은 못하지. 그래서 태어난 소통법이 재즈였어요.

(중략)

재즈는 편한 음악이 아녜요. 재즈는 그냥 듣는 음악이 아니에요. 얼마나 치열한 대결인지 직접 봐야해요. 다들 새로 작곡하고, , 편곡하고, 쓰면서 선율까지 들려주죠. 서로 충돌했다가 다시 타협하고 그냥... 매번 새로워요! 매일 밤이 초연이에요.

"

 재즈는 대화다. 하지만 대화는 편한 것이 아니다. 때로는 의견이 달라 서로 다투고 타협하기도 하는 것이다. 영화는 대사를 빌려 말하고자하는 바를 직접 전달한 뒤, 영화의 모든 장면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 메시지를 전달한다. 인생에서 원하는 것을 모두 얻을 수는 없다. 원한는 것이 있다면 투쟁하여 쟁취해야한다. 인생은 편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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