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피쉬(Big Fish)> 리뷰 - 것이 뭣이 중헌디
오늘도 어느 날

<빅피쉬(Big Fish)> 리뷰 - 것이 뭣이 중헌디

by 하노(hano)

주관적해석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목차]

 

  1. 줄거리
  2. 진실
  3. 영화의 상징세계

 

줄거리

 

  시놉시스

 

거짓과 진실이 만나는 순간 건져올린 아주 특별한 행복

윌은 아버지의 병세가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평생 모험을 즐겼던 허풍쟁이 아버지는 “내가 왕년에~”로 시작되는 모험담을 늘어놓는다. 젊은 에드워드 블룸은 태어나자마자 온 병원을 헤집고 다녔고, 원인불명 ‘성장병’으로 남보다 빨리 컸으며 만능 스포츠맨에, 발명왕이자 해결사였다. 마을에서 가장 유명인사가 된 에드워드는 더 큰 세상을 만나기 위해 여행을 시작했고, 대책없이 큰 거인, 늑대인간 서커스 단장, 샴 쌍둥이 자매, 괴짜시인 등 특별한(?) 친구들을 사귀면서 영웅적인 모험과 로맨스를 경험했다는데…

하지만 지금의 에드워드는 병상의 초라한 노인일 뿐. 마지막이 될 지 모르는 아버지 곁에서 진짜 아버지의 모습이 궁금해진 윌은 창고 깊숙한 곳에서 아버지의 거짓말 속에 등장하는 증거를 하나 찾아내고, 이제 ‘에드워드 블룸의 거짓과 진실’을 가려내기 위한 추적을 시작한다…

(출처 : 다음 영화)

 

  한 줄 요약

 

 허풍쟁이 아버지와 사실을 추구하는 기자 아들이 서로 반목하던 중 아버지의 병으로 말꼬를 트고, 아들이 마침내 아버지의 진실을 알게 되는 영화

 

  자세한 줄거리

(분량이 길지만 리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넘어가고 싶은 분들은 위의 목차를 클릭해주세요.)

 어린 아들에게 거짓말 같은 모험담을 들려주는 아버지가 있다. 아버지의 모험담은 아들이 성인이 되어서까지 지속된다. 아들은 점차 반복되는 아버지의 거짓말이 지겨워진다. 평생을 아버지의 거짓말을 듣고 자란 아들 윌은 자신의 결혼을 축하는 자리에서까지 아버지 에드워드 블룸이 허풍을 피우자 폭발하고 만다. 평생 동안 아들이 들은 이야기는 물고기에 대한 이야기였다. 블룸이 태어난 마을에는 절대로 잡히지 않는 물고기가 살았다. 블룸도 여러 차례 물고기를 잡기 위해 시도했지만 매번 실패했다. 마침내, 아들이 태어나던 날 블룸은 결혼반지를 단단한 낚싯줄에 묶어 강가에 던졌다. 물고기는 결혼반지를 삼켜버렸다. 블룸은 물가로 뛰어들어 물고기를 맨손으로 잡았고 물고기와 몸싸움을 벌였다. 물고기는 반지를 뱉어내고 블룸은 물고기를 물가에 풀어주었다.

 윌은 블룸과 큰 다툼을 하고 아내를 따라 파리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는 아버지와 3년간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이때 '아버지와 나는 서로를 잘 아는 이방인 같았다. 아버지의 이야기는 허구와 진실을 구분하기 어렵지만, 최대한 아버지의 방식대로 이야기해보겠다.'라는 윌의 나래이션이 나오고 블룸의 탄생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블룸은 어머니가 힘을 너무 많이 준 탓인지 뽕 소리를 내며 쭉 미끄러져 내려갔다. 마침 문이 열려있던 출산실에서 빠져나와 온 병원 복도를 휩쓸고 다녔다.

 윌은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전화를 받는다. 윌은 아내 조세핀과 함께 미국으로 돌아간다. 비행기 안에서 그림자놀이를 하는 아이를 보며 아버지가 침대에서 이야기해주던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아버지는 마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아버지가 살던 애쉬톤 외각 늪지대에 마녀가 살았었다. 그 마녀의 한쪽 눈은 유리구술이었는데 마녀는 안대를 차고 유리 눈을 가리고 다녔다. 마녀의 유리구술 눈을 보면 자신이 미래에 어떤 죽음을 유리구술 눈을 보면 자신이 미래에 자신이 어떻게 죽는지가 보였다. 아버지는 마녀에게 부탁하여 유리 눈을 보고 자신이 어떻게 죽는지를 확인한다.

 윌과 조세핀은 미국의 본가에 도착했다. 윌은 3년 만에 아버지와 대화를 한다. 아버지는 마녀의 유리 눈에서 봤다면서 자신은 이렇게는 죽지 않는다며 걱정하지 말라한다. 윌은 가만히 누워서 답답해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아버지가 3년 동안이나 누워있었던 이야기를 떠올린다. 블룸은 어린 시절에 거인병에 걸려서 온몸이 급격하게 자라났다. 뼈와 근육이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탓에 블룸은 3년간 꼼짝없이 침대에 누워서 백과사전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성인만큼이나 커진 블룸은 애쉬톤 마을에서 가장 큰 사람이 되었다. 마을의 스포츠 스타이자 과학자, 온갖 문제를 해결하는 해결사이기도 했다. 3년간 누워 지내던 때, 백과사전에서 금붕어는 어항이 작으면 조금밖에 자라지 않지만 더 큰 공간에 들어가면 더 많이 자란다는 이야기를 읽은 블룸은 항상 애쉬톤 보다 더 큰 공간을 찾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에 기회가 찾아왔다. 애쉬톤 마을에 웬 거인 한 명이 들어와 온 마을의 온갖 가축과 개를 잡아먹고 다녔다. 블룸은 자신이 거인과 만나보기를 자처한다. 거인과 대화를 나눈 블룸은 거인 너무 큰 탓에 배가 고픈 것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블룸은 거인에게 혹시 자신이 너무 큰 것이 아니라 이 마을이 너무 작다고 생각해보지는 않았느냐면서, 자신은 그렇다고 말한다. 블룸은 거인과 함께 마을을 떠나기로 한다. 애쉬톤 마을의 출구에는 두 갈림길이 있었다. 하나는 포장된 도로였고 하나는 오래되어서 폐쇄된 길이었다. 블룸은 이번 기회가 아니면 가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오래된 길로 향하고 거인 칼은 포장된 길로 보낸 뒤 다시 합류하기로 한다.

 힘겨운 길을 뚫고 지나온 블룸 앞에는 스펙터 마을을 펼쳐진다. 모두가 항상 웃음을 머금고 사는 낙원 같은 곳이었다. 그곳의 이장 같은 사람이 블룸 앞에 나타나 환영의 인사를 했다. 이상하게도 그는 어떤 목록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곳에는 블룸의 이름과 출신지가 적혀있었다. 그는 블룸 보고 너무 빨리 왔네라고 말한다. 그 마을의 사람들은 모두 맨발로 지냈는데 신발은 마을 입구 높은 곳에 걸려있는 줄에 걸려있었다. 제니라는 8살짜리 아이가 블룸의 신발을 벗겨서 마을 입구의 줄에 걸어버렸다. 블룸은 꼼짝없이 마을에 갇히고 말았다. 그날 밤 블룸은 맨발로라도 마을을 떠나겠다고 선언한다. 제니의 부탁에 블룸은 언젠가 반드시 돌아와야 할 때 스펙터 마을에 돌아오겠노라 약속한다.

 저녁 식사 후, 조세핀은 블룸의 이부자리를 정리한다. 잠에서 깬 블룸은 며느리에게 아내를 만나게 된 이야기를 해준다. 거인 칼과 블룸이 함께 여행하던 중에 서커스단을 만난다. 서커스의 하이라이트이자 마지막 무대에서 단장은 거인을 소개하는데 크기는 했지만 칼보다는 훨씬 작았다. 단장은 칼과 계약을 맺고 칼은 서커스에 입단한다. 서커스가 종료되고 모두가 떠나는 중 파란 원피스를 입은 한 여인을 발견하는 블룸. 한눈에 반하고 만다. 안타깝게도 그녀를 놓치고 마는데, 단장이 그 여인에 대해 알고 있었다. 블룸은 무보수로 일하는 대신 한 달에 한 번 그녀에 대한 정보를 알려달라고 한다.

 3년 간 서커스단에서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서 한 블룸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 공연이 끝난 밤에 단장이 머무는 차에 가서 문을 열었는데 늑대 한 마리가 튀어나왔다. 블룸은 기지를 발휘하여 늑대를 길들이고 아침이 되자 늑대는 단장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단장은 마침내 여인의 이름은 산드라 탬플턴이며 어번 대학을 다닌다고 말해준다. 3년의 고생 끝에 드디어 그녀를 만나게 된 블룸, 하지만 그녀는 이미 다른 남자와 결혼을 약속한 상태였다. 하지만 블룸은 포기를 모르는 남자였고 그녀의 집 앞의 넓은 초원에 그녀가 좋아하는 노란 수선화를 가득 심어 그녀에게 고백한다. 두 사람은 마음을 확인한다. 행복도 잠시 블룸에게 징집 명령이 떨어진다. 복무기간을 줄이기 위해 블룸은 위험한 임무에 자발적으로 지원한다. 임무 도중에 그는 미국에 연락할 방법이 없었고 군에서는 그를 사망 처리하였다. 하지만 그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산드라에게 돌아온다.

 다음 날 아침, 윌은 아버지에게 이제그만 거짓 이야기가 아닌 진실을 듣고 싶다고 말한다. 진짜 아버지에 대해 알고 싶다는 윌의 호소에 블룸은 자신은 항상 자기 자신이었다고 화를 내며 말했다. 아버지가 창고에 사무실을 만들고 싶다는 아버지의 바람에 윌은 어머니, 조세핀과 창고 정리를 한다. 창고 정리하던 중에 전쟁 중에 어머니가 받았던 편지를 발견한다. 아버지의 이야기가 전부 다 거짓은 아닌 것을 알게 된다. 혼자 남아서 창고정리를 하던 윌은 신탁증서를 발견한다.

 윌은 신탁 증명서의 주소지로 간다. 윌이 도착한 곳은 스펙터 마을이었다. 신탁 증명서에 적힌 주소지는 오래된 주택이었다. 그곳에서 어린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며 살아가는 한 여인을 만난다. 여인은 한눈에 그가 윌이라는 것을 알아본다. 윌은 다짜고짜 그녀에게 아버지와 바람을 피웠었냐고 묻는다. 여인은 블룸은 이곳에 정착할 생각이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블룸은 이곳에 두 번 왔는데 처음에는 너무 빨랐고 두 번째는 너무 늦었다고 말하며 아버지의 옛날이야기를 해준다.

 블룸은 판매원으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갔다. 그가 출장 갔다가 돌아오던 중에 우연히 스펙터 마을에 가게 된다. 다시 찾은 스펙터 마을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마을이 빚이 많았고 낙후되어있었다. 마을은 파산 상태였다. 블룸은 마을을 되살리겠다고 생각하고 마을을 하나씩 사 나간다. 마지막 남은 집의 주인은 좀처럼 집을 팔지 않았다. 집의 주인은 어린 소녀였던 제니였다. 제니는 고집을 부렸지만 블룸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낡은 제니의 집을 수리해나갔고 마침내 새집 같은 상태가 되었다. 제니는 불룸에게 사랑에 빠졌지만 불룸은 자신은 아내를 사랑한다며 거절한다. 미안하다며 떠나가는 블룸에게 제니는 신탁 증명서에 서명을 하고 블룸에게 건네준다. 블룸은 웃으며 서류를 받고 마을을 떠난 뒤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이야기를 듣고 집에 돌아와 보니 집에 아무도 없었다. 급하게 병원으로 향한 윌은 병원에서 아버지가 뇌졸중을 일으켜서 정신을 잃으셨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어머니와 조세핀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윌은 병실에 남아 아버지의 곁을 지킨다. 윌은 아버지의 주치의에게서 물고기 이야기가 아닌 진짜 자신이 태어나던 날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잠시 졸았던 윌이 깨어나자 아버지가 눈을 뜨고 계셨다. 블룸은 간호사를 부르려는 윌을 말리고는 자신이 어떻게 죽는지 이야기해달라고 한다. 윌은 그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다며 망설이지만 블룸이 보채 이야기를 시작한다.

 블룸은 정신을 차리고 몸이 가뿐했다. 병원을 떠나려는 블룸을 윌이 말리지만 블룸은 저기 휠체어나 가져오라고 말한다. 마법처럼 윌의 뒤편에 휠체어 하나가 놓여있었다. 블룸은 윌과 함께 병원을 탈출한다. 병원 주차장에는 블룸이 젊은 시절에 몰았던 붉은색 자동차와 같은 기종의 새 차가 주차되어있었다. 윌은 블룸으 차에 태우고는 강으로 운전했다. 거친 운전 끝에 두 사람은 강에 도착했는데 그곳에는 아버지 이야기 속 인물들이 모두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도착한 두 사람에게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윌은 아버지를 앉고 강까지 들어간다. 강에는 어머니가 블룸을 기다리고 있었다. 블룸과 산드라는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윌은 블룸을 강으로 던져 넣는다. 그러자 블룸은 물고기로 변해 유유히 헤엄쳐 사라졌다.

 블룸의 장례식장, 블룸의 이야기 속 인물들이 속속히 나타났다. 거인 칼과 서커스 단장, 임무 중에 만난 샴쌍둥이와 제니, 시인 등. 장례식이 끝난 뒤 오랜 친구를 잃은 사람들은 서로 대화를 나눈다.

 

진실

 

 어제는 날씨가 무척 좋았는데 오늘은 애매하게 흐리네요. 이런 날에는 팀 버튼 감독의 영화를 보기 좋습니다. 저는 팀 버튼 감독을 좋아합니다. 최근에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계속 보이는 데도 좀처럼 미워지지가 않네요.  팀 버튼 감독이 매번 환상적인 동화 이야기를 가지고 찾아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영화는 이번에 소개하는 <빅 피쉬>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소설이란 무엇이냐고 소설 작가들에게 묻습니다. 많은 작가들은 소설은 거짓말이라고 말합니다. 영화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결국 없는 이야기, 사람이 지어낸 허구의 이야기. 거짓말이죠. 이야기의 본질은 거짓말입니다. <빅 피쉬>의 주인공 에드워드 블룸은 그런 면에서 보면 훌륭한 작가입니다. 평생 동안 거짓말을 했으니까요. 게다가 그는 어찌나 말을 잘하고 매번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통일감 있게 이야기하는지 아들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달달 외웠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태어났다면 훌륭한 극작가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블룸의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그의 이야기에는 흡입력이 있습니다. 왜 다들 거짓인 줄 알면서 그의 이야기를 사랑하는 것일까요? 이 질문은 곧 '사람들은 왜 이야기를 소비하는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바쁘게 흘러가는 사회 속에서 왜 당신은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며 이 글을 읽고 있나요?

 에드워드 블룸의 아들 에드워드 윌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싫어합니다. 아니, 좋아했지만 싫어하게된 것이죠.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30년 동안 그 책만 읽어야한다면 누구라도 질리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윌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진실로 믿어오다가 거짓을 알게 되었을 때 엄청난 배신감을 느꼈던 모양입니다. 아버지의 거짓을 싫어하는 윌이 사실을 추구하는 기자가 된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윌도 아버지처럼 상상을 하고 이야기를 지어낸다는 것입니다. 윌은 블룸에게 이제 아버지의 진실을 알고 싶다고 호소합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사실을 이야기해주지 않는 아버지에게 그는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아버지의 '빙산의 일각'만 알고 있다며 나머지 부분도 알고 싶다고 이야기하죠. 이 빙산이 물에 잠긴 부분를 윌은 이야기를 통해 채워나갑니다. 아버지가 집을 자주 비웠고 어머니 외의 다른 여자가 있었을 거라는 상상이자 이야기를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지어내죠. 하지만 제니를 만나 이야기를 듣는 순간 그것도 사실이 아니었음을 깨닫게됩니다.

 제니는 윌이 떠나기 전에 한가지 이야기를 해줍니다. 자신은 동화 속에서 살아왔으며 블룸에게 있어서 진짜는 너(윌)였다는 사실을 말이죠.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윌은 '아버지의 진심'을 깨우칩니다. 아버지의 이야기가 사실이건 아니건 중요한 것은 아버지가 가족을 사랑했다는 진심입니다. 이순간부터 윌에게 무엇이 사실이고 거짓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실과 진실은 다릅니다. 모두가 알고 있죠. 사실은 거짓과 함께 쌍일 이루며 이분법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합니다. 하지만 객관적인 사실이야말로 허황입니다. 세상에는 완전히 객관적인 사실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간은 해석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진실은 사실과 거짓을 아우릅니다. 무엇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보다 무엇이 진실인가가 사람에게 있어서 더 중요한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영화는 마지막 순간에 거짓으로 믿어왔던 이야기 속 인물들을 사실의 세계에 등장시키면서 무엇이 사실이고 거짓인지 모호하게 만듭니다. 그건 중요한 것이 전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정말 샴쌍둥이였는지 은행을 턴 시인이었는지, 늑대인간이었는지가 중요한가요? 혹은 이들이 떠나간 옛친구를 기리러 모였다는 것이 중요한가요?

 영화의 후반부, <라이프 오브 파이>의 마지막 장면처럼 영화는 어떤 이야기를 선택할 것인가에대한 선택지를 넘깁니다. 윌은 의사에게서 자신이 태어나던 날의 사실을 듣습니다. 아버지는 출장에 갔고 어머니는 혼자 출산실에서 아이를 낳았다는 것이 이야기의 전말입니다. 너무나 허무하죠. 당신이라면 금반지를 삼킨 물고기 이야기과 의사의 이야기 중에 어느 것을 택하시겠습니까?

 

상징 세계

 

 영화는 크게 '이야기의 진실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주제를 담고 있지만, 이 주제만 다루기에는 영화 속 에피소드들이 너무나 반짝거립니다. 블룸의 이야기는 동화의 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동화는 상징으로 만들어진 집입니다. 블룸의 이야기 속에도 무수히 많은 상징들이 들어있습니다. 물고기, 거인병, 금붕어, 스펙터 마을 등등.......

 이 모든 이야기들을 다루기에는 글이 너무 길어 질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 영화 속 상징들은 영화 내에서 해석하는 것이 중요한 상징물들이기 때문에 직접 영화를 보시면서 자신만의 해석을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는 영화를 보면서 윌이 3년만에 본가 돌아와서 계다른 오르는 장면이 어떤 의미일지 무척 궁금합니다. 윌이 계단을 오르며 액자 속 사진들을 보는데 추억에 젖어 미소짓다가 자신의 졸업사진을 보고는 표정이 굳거든요. 이게 과연 무슨 의미인지 곰곰히 생각해봤지만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팀 버튼 감독이 언제나 그랬듯이 동화적 상상력을 환상적으로 시각화해냅니다.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인 블룸이 첫 눈에 반해 시간이 멈췄다가 다시 빠르게 흘러가는 장면은 지금보더라도 놀랍습니다. 이보다도 첫눈에 빠진 순간을 시각적으로 잘 표현한 작품이 있을까요. 또 영화 모든 스탭이 매달려서 직접 5만 송이의 노란 수선화를 심어서 완성했다는 장면은 사랑에 빠진 남자의 모습을 너무나 아름답게 담아냈습니다. 많은 분들이 팀 버튼 감독의 동화적 상상 세계를 직접 경험해보시길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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