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25.토] 격조하지만 격조있게 격조콘서트 (with 랄라스윗)
오늘도 어느 날

[2020.07.25.토] 격조하지만 격조있게 격조콘서트 (with 랄라스윗)

by 하노(hano)

격조(서로 떨어져 어울리지 못함)하지만 격조(사람의 품격과 취향, 운치에 어울리는 가락) 있게 즐기는 격조콘서트에 다녀왔다. 코로나 사태로 우리 일상에 생활 방역이 자리 잡은 지금 시국과 잘 맞아떨어지는 공연 기획이다. 이 멋진 공연을 보고 온지도 벌써 2주가 지났다.

 이 멋진 기획을 만든 곳은 문화복합공간 에무이다. 지난번에 '영화... 좋아하세요?' 포스팅에 쓰인 사진도 에무 내부 사진이었다. 문화 복합공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에무에서는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다. 1층에는 책을 읽으며 음료를 즐길 수 있는 북카페가 있다. 선물하기 좋은 사계절 출판사의 책들이 즐비하다. 2층과 3층은 작은 상영관이 있는 영화관이다. 위층으로 올라가면 루프탑이 준비되어있다. 지하 1층에는 팡테가라지라는 공연장이 있다. 공연장 안에는 작은 바가 있어서 칵테일을 마시며 콘서트를 볼 수 있다. 매달 다양한 공연이 기획되고 운영된다. 마지막으로 지하 2층은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감상할 수 있다. 시간만 잘 맞는다면 한 공간에서 영화를 보고 커피를 마시며 공연을 기다리다가 음악 콘서트를 즐길 수도 있다.

 

영화...좋아하세요?

 나는 왜 영화를 좋아하는가? 혹자는 인간은 원래 즐기기 위해 태어났다며 인간을 호모 루덴스(Homo Ludens)로 정의한다. 또 누군가는 이야기는 생존을 위한 전략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이야기가 �

han-oneday.tistory.com

 만약 5호선을 통해 광화문역에서 내렸다면 꽤 걸어야 한다. 서울역사박물관 방향으로 걷다가 박물관 입구 오른편의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에무가 나온다. 이 길보다는 버스를 타고 서울역사박물관을 지나쳐서 경희궁으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혹은 서울역사문화박물관 정류장에서 내려서 경희궁 방향으로 걷는 것도 좋다. 박물관 앞에 잔디밭과 정원이 잘 조성되어 있어서 산책하는 재미가 있다. 경희궁의 입구인 홍화문을 지나 들어가면 제법 넓은 정원이 나타난다. 한가롭게 정원을 걷다 보면 어느새 숭정전 앞에 도착한다. 

잘 안 보이지만 숭정문...

 숭정궁으로 들어가지 않고 오른편의 돌계단 방향으로 가면 산책로로 이어진다. 산책로로 올라가기 전에 방공호가 보인다. 방공호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길 끝에 컨테이너 박스가 나온다. 이 컨테이너 박스 사이로 비밀스러운 길이 나타난다. 비밀길로 들어가면 녹색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컨테이너 뒤편의 길을 걷다가 한 번 왼편으로 꺾으면 눈이 뜨이는 느낌을 받는다. 도심에서 보기 힘든 숲길이 나타난다. <이웃집 토토로>에서 토토로의 집으로 가는 비밀 숲길 같다. 양쪽의 키 큰 나무의 우거진 잎사귀로 그늘진 길 아래 나무와 나무 중간에 햇빛이 들어온다. 빛을 받아 연두색 풀잎이 반짝거린다. 빛을 반사하는 연둣빛 길을 통과해 다시 한번 길을 꺽으면 두 건물이 보인다. 뒤쪽에 있는 건물이 목적지인 에무다. 하지만 길이 막혀있어 들어갈 수는 없다. 다시 되돌아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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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공호 뒷길

 다시 돌계단 방향으로 향한다.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산책로가 나온다. 경희궁 돌담길이다. 돌담길에서 왼편으로는 우거진 숲이 왼편으로는 경희궁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옆에 키보다 높은 돌담길을 따라 걷는 덕수궁 돌담길도 좋지만 경희궁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경희궁 돌담길도 걸어볼 만 하다. 돌담길을 따라 걷다가 33번 전봇대를 찾는다. 사잇길로 내리막길이 하나 보인다. 일명 토끼굴로 불리는 길이다.  그길을 따라 내려오면 드디어 문화복합공간 에무에 도착한다. 문화복합공간 에무를 간다면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일찍 나와 이 코스를 따라 걸어보기를 추천한다. 도심 속의 녹지와 고궁을 여유롭게 산책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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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서 먼저 도착한 후배를 만났다. 우선 티켓 확인부터 했다. 체온을 제고 간단한 설문지를 작성하고 티켓과 헤드셋을 받았다. 무선 헤드셋이 음향기기와 연결되어 있어 1km 이내에서는 어디서든 음악을 즐길 수 있다. 헤드셋 사용 설명을 듣고 후배와 자리를 잡은 뒤에 카페에서 나는 맥주를 후배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음료를 기다리면서 동화책 한 권을 구매했다. 맥주와 헤드셋, 동화책을 들고 공연장으로 내려갔다.

 공연장은 그야말로 숲속에 있는 무대였다. 다행히 구름도 적당히 끼고 그늘져서 덥지는 않았다. 오히려 여름의 그늘은 무척 시원했다. 맥주를 홀짝거리며 후배와 이야기를 나누며 기다렸다. 드디어 무대의 주인공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올해의 첫 공연이라고 했다.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 노래를 이어나갔다. 계절감과 잘 어울리는 푸른 음악이었다. 가끔씩 들려오는 새 울음소리와 풀벌레 소리가 노래와 섞여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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