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06] 여유롭게 보낸 하루
오늘도 어느 날

[2020.08.06] 여유롭게 보낸 하루

by 하노(hano)

 

거의 일주일이 지나서 일기를 쓰는 걸 일기라고 할 수 있을까? 우선 그날 적은 글들과 기억을 바탕으로 열심히 복원해봐야겠다.

 

 

 6시 2분에 일어났다. 어제는 비교적 피곤했는지 빨리 잠들었다. 오늘도 비가 내리고 바랑이 강하게 분다. 바람이 세차게 부는 소리가 들려온다. 창문에 빗물이 달라붙어서 밖이 잘 보이지 않았다. 하늘도 어두웠다. 아메리카노와 치즈케이크가 잘 어울리는 날씨라고 생각했다. 동네에 치즈 케이크를 파는 카페가 있는지 찾아봤다. 한 군데를 발견했다. 오늘은 카페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깜빡 잠들었다. 눈을 떠보니 11시였다. 누가 누르는 것처럼 눈꺼풀과 어깨가 무거웠다. 치즈케이크를 먹겠다고 다짐하지 않았다면 못 일어났을 것이다. 일어나 보니 비가 그치고 해가 쨍쨍했다. 아뿔싸. 추적추적한 날씨가 꾸덕한 치즈케이크와 잘 어울렸는데, 3시간 사이에 날씨가 완전히 변했다. 어떻게 할지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늦장을 부리는 사이 오후 1시가 넘었다. 오늘치 공부도 해야하는데 시간이 늦어서 나갔다 오면 할당량을 다 채울 수 있을지 걱정됐다. 일찍 자기로 다짐했는데 공부 시간이 늦춰지면 오늘도 새벽 1시가 넘어서 잠들게 뻔했다. 나가도 될지 안 될지 자체가 고민되었다. 나갈까? 책을 들고 갈까? 이런저런 고민하던 차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 집착하는 것이 아닌가? 하루쯤은 여유롭게 보내도 되지 않을까? 가방에 카메라와 지갑, 노트 2권만 챙겨 들고 나왔다. 늦은 점심을 먹고 통신사 대리점을 들려서 상담을 받았다가 카페에 들어갔다. 비록 날이 개어서 쨍쨍했지만 치즈케이크와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겉면의 노란 것은 화이트 초콜릿으로 모양을 낸 것이었다. 우유맛이 많이 나고 느끼해서 평소에 화이트초콜릿을 즐기지 않았다. 화이트초콜릿으로 감싼 치즈케이크의 첫맛은 어색했다.

 가져온 노트를 펼쳐서 외출해서 있었던 일들과 치즈케이크 맛을 적었다. 치즈케이크와 아메리카노를 먹으면서 친구들과 카톡을 했다.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어색했던 치즈케이크 맛도 익숙해졌다. 가끔은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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