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릳츠에서 일합니다』서평 - 반성하며 쓰는 글
오늘도 어느 날

『프릳츠에서 일합니다』서평 - 반성하며 쓰는 글

by 하노(hano)


[목차]

 

  1. 내용
  2. 본문 1
  3. 본문 2

 

줄거리

 

  내용 소개

 

 자신의 분야에서 꾸준히 성장해 최고의 전문가로 거듭나고자 하는 젊은 프로들을 위한 경제경영서 시리즈 ‘폴인이 만든 책’ 다섯 번째 책.

 프릳츠커피컴퍼니의 대표 김병기 대표와 이세라 기자가 함께 쓴 책이다. 전국의 카페는 약 8만 점이 넘는다. 이는 퇴직자들의 창업 코스로 여겨지는 치킨집보다도 많은 숫자다. 매일 새로운 카페가 생겨나고 또 문을 닫는다. 두 사람은 수많은 카페에서도 프릳츠가 특별한 이유를 소개한다.

 단순 회사 홍보용 내용이 아닌 경영 철학을 담고 있다. 바리스타와 제빵사들이 모여 장인을 자처하며 매일 같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은 무엇이 특별한 걸까?

 

본문 1

 

 인정합니다. 지난 이 주간 무척 나태했습니다. 1월부터 불렛 저널을 시작한 뒤로 아무 이유 없이 이렇게 길게 기록을 남기지 않은 적은 처음입니다. 이틀에 한 번꼴로 올리던 블로그 포스팅도 일주일에 한 번 게시하는 것으로 빈도가 줄었습니다. 어떤 새로운 도전이라도 마찬가지이지만 새로운 시작은 혼란을 야기합니다. 그것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된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난생처음 직업 세계에 발을 들이려는 시도는 지난날들을 후회하게 하고 쓸모없는 시간처럼 느끼게 했습니다. 기운이 쭉 빠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냥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던 일을 계속하면 편하지 않을까 생각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입니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두 주를 보내던 중에 이 책을 만났습니다.

 『프릳츠에서 일합니다』는 장인성 이사님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을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마케터의 일』을 읽고 좋아하셨던 분이라면 분명 좋아하실 거라는 글을 읽고 구매했습니다. 장인성 이사님 말씀대로 재미있었습니다. 백수 생활을 하고 있다 보니 다른 사람의 직업 세계에 관한 책들이 재미있고 또 궁금합니다. 문장도 구어체로 읽기 편하게 되어있었습니다. 길이도 그렇고 문장도 그렇고 쉽게 또 빠르게 읽을 수 있지만 내용이 깃털처럼 가볍지는 않습니다.

 프릳츠커피컴퍼니는 기술자들이 지속 가능한 생존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작은 카페입니다. '생존'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이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떠한 방식으로 일하는지가 담겨있습니다. 사실 프릳츠의 목표는 달성이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생존'이란 성취하는 목표가 아닌 이루어나가는 일련의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갈수록 노동의 가치가 작아지는 지금 이 시대에서 생존은 작은 카페의 바리스타와 제빵사만의 목표는 아닐 것입니다.

 프릳츠의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칩니다. 한국적인 카페와 빵이라는 컨셉을 만들기도 하고,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열고 직원 간의 약속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 다양한 전략들은 산발적이지 않으며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갑니다. 단발적이지 않고 지속적이고 꾸준합니다. 책에서는 재연성이라는 단어가 사용됩니다. 매일 다른 느낌의 서비스가 제공된다면, 만약 어느 날은 귀여웠다가 어느 날은 예쁘면 그건 스타일이 될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지속해서 같은 형태가 유지되는 것이 재연성이고 스타일은 이 재연성에 기반합니다. 꾸준한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또 프릳츠의 직원들은 매일 기록을 남깁니다. 제빵일지라는 이름의 작업 기록인데 오븐의 온도와 빵을 구운 시간, 잘된 점과 잘 안된 점을 기록합니다. 재연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입니다. 기록을 바탕으로 매일 프릳츠 스타일의 빵을 굽기 위해 노력합니다. 프릳츠의 제빵사들은 하루의 시작과 끝에 모여 제빵일지를 보며 피드백을 주고받습니다. 내일 더 좋은 빵을 만들기 위함입니다. 오늘 구운 빵은 내일 구울 빵의 선생님이 되는 셈입니다. 제가 쓰고 있는 불렛 저널과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프릳츠의 바리스타들은 커피를 이야기할 때 맛이 아닌 숫자로 이야기합니다. 셋업을 맡은 바리스타가 커피양과 추출양, 추출 시간, 습도, 실내 온도, 물의 종류 등을 기록합니다. 그러면 다른 바리스타들은 그 기록을 기준으로 커피를 뽑습니다. '퀄리티 컨트롤'이라는 과정입니다. 김병기 대표는 이러한 기록이 4년 정도 쌓이다 보니 평균값이 나온다는 말을 합니다. 이 과정은 수동 필름 카메라에서 노출값을 찾아가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어느 화면을 필름에 담을 것인지, 심도는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등에 대한 고민을 통해 초점과 조리개 값, 셔터스피드를 결정하고 셔터를 누릅니다. 어떨 때는 어둡게 어떨 때는 밝게 표현한 사진을 찍어보며 사진을 찍어 가다 보면 나만의 평균값을 찾게 됩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결국 원두의 어떤 맛을 더 강조할지 필름에 어떤 장면을 담을지에 대한 결정이기도 합니다.

 『프릳츠에서 일합니다』를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방법적으로는 제가 하는 방식과 무척 닮았지만, 무엇이 다르기에 저는 길을 잃고 이들은 하루하루를 숭고히 보낼 수 있는 것일까요? 저는 목표를 잃어버렸기 때문이었습니다. 목표가 없기에 많은 일들을 하고 바른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소용없었던 것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제 모든 행위는 산발적이었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을 보면 모든 화면이 어둡게 나옵니다. 왜냐하면 어느 장면을 담을지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화면에 담으려 했기에 아무것도 화면에 담을 수 없었습니다. 명확한 목표를 갖는 일의 중요함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본문 2

 

 이 책은 경영서이면서 브랜딩 케이스 분석문이기도 합니다. 김병기 대표가 4년간 프릳츠커피컴퍼니를 운영하며 지켜온 컨셉과 경영 노하우, 브랜딩에 대한 내용도 적지 않게 담겨있습니다. 커피를 좋아하지 않으시는 분이라도 읽기에 수월합니다. 아래는 책에 나온 문장들입니다.

 인터널 브랜딩은 조직의 구성원이 실제로 가지고 있는 가치가 제품 혹은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전달되는 모든 과정을 말합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구성원 모두가 이해할 만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4쪽)
 "인사해서 내 빵이 더 맛있어진다면, 얼마든지 인사하겠습니다." (47쪽)
 텍사스 A&M대학교 메이즈 경영대학원의 레오나드 L.베리 교수는 고객은 인간적인 상호작용이나 브랜드의 정서적 가치에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합니다. (81쪽)
 베리 교수는 서비스 기업은 행위를 통해 가치를 창조한다고 말합니다. 행위는 사람이 만들어냅니다. 그런데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매일 일관되게 좋은 서비스를 실행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서비스가 감정 노동이기 때문입니다. 이때 일하는 사람을 이끌어주는 것은 기업의 가치입니다. (82쪽)
허민수 셰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면 누구나 하는 게 맞고, 그게 바로 '상호존중'의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97쪽)
마찬가지로 누구나 소통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실제 소통해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해요 소통의 정의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에요. (중략) 그래서 저희는 소통 대신 약속을 해요. '소통하자' 보다 '지각하지 말자'란 약속이 구체적이잖아요. (98쪽)
 경험의 차별화는 일하는 사람이 만들어냅니다. (중략) 그 경험을 완성하는 것은 일하는 사람의 고객 응대, 즉 서비스에 있습니다. (116쪽)
 결과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달성한 이후의 변화가 결과이고, 성과는 숫자적인 목표 달성이 아니라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합니다. (1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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