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하는 마음』서평 - 내가 모르는 당신의 수고에 대해
오늘도 어느 날

『출판하는 마음』서평 - 내가 모르는 당신의 수고에 대해

by 하노(hano)

 

 왜 이렇게 이해를 못 하지? 누구나 한 번쯤 직장에서 답답함을 느껴봤을 것이다.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게 맞나? 의심되고, 상대도 나도 서로 입에 밤고구마를 들이밀고 있는 것 같은 상황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상대는 나의 상황을 모르고 나는 상대의 처지를 모른다. 일이 분업화되면 분업화 될수록 우리는 서로에 대해 무지해진다. 무지는 필연적으로 무례와 불통을 낳는다.

 

은유 작가는 출판의 단계에 1단계부터 10단계까지 있다면, 원고를 쓰고 출판사에 넘기면서 1~2단계에 관여했다가 빠지고 책을 구매하면서 10단계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3단계부터 9단계 사이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른다. 책뿐만이 아니라 먹는 것부터 입는 것, 우리가 사용하고 즐기는 모든 것들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땀과 노력이 투입되었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은유 작가는 10명의 출판 업계 인물들을 인터뷰하며 출판의 1단계부터 10단계까지 모든 단계를 하나하나 짚어보았다. 처음 책을 출판하는 작가가 겪는 미숙함, 편집자로서 책임감, 상품으로써 책을 대하는 마케터의 태도, 각자의 상황이 드러난다. 10명의 인터뷰이는 출판 업계에 들어가길 희망하는 후배들을 위해 자신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풀어주었다. 편집자나 디자이너는 비용을 들여서라도 좋은 책을 만들고자 하고, 출판제작자는 제작비를 아껴서 좋은 책을 만들고자 한다. 상충하는 요구를 조절하는 일이 출판제작자의 가장 어려운, 꼭 필요한 임무다. 이처럼 같은 목표를 갖고 협업하더라도 서로 입장이 다르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내가 고생하는 만큼 동료도 고생한다. 상대방의 노력에 대한 무지는 노력에 대한 무시로 이어진다. 애써 알려고 하지 않는 태도는 편리하다. 하지만 무시할수록 조금씩 배려하는 능력을 잃게 된다. 나의 수고로움과 동료의 수고로움이 모여야 비로소 온전한 책 한 권이 탄생한다 .잠시 다른 사람의 수고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출판사 카피 : " 판권 면에 숨겨두었던 절은 출판인들의 속엣말 책을 짓고 펴내고 알리는 겹겹의 마음들에 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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