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쓰는 글: 나의 일상 기록(불렛 저널)
오늘도 어느 날

보고쓰는 글: 나의 일상 기록(불렛 저널)

by 하노(hano)

 

 

 티스토리에서 거듭해서 기록에 대해 강조하는 글을 써왔다. 특히 일상에 대한 기록이 중요하다는 말을 강조했다. 나는 어떻게 기록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말로만 이야기하기보다는 실제로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1월 1일부터 지금까지 일상을 기록해오고 있다. 무엇하나 진득하게 붙잡지 못하던 내가 여섯 달 동안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우선 댓글로 글을 잘 쓴다고 칭찬 남겨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시작하고 싶다. 사실 나는 글을 못 쓰는 학생이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에 독후감이나 신문 스크랩 후에 감상을 적는 숙제가 많았었다. 나는 감상을 적지 못해서 수업이 끝나고 매일같이 남겨지는 학생이었다. 단 한 글자도 적지 못했었다. 느낀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느낀 점이라 봐야 '재미있게 읽었다' 한 문장 적고 나면 끝이었다. 아마 감수성이나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아이였나 보다. 어느 순간부터 친구들이 적은 글을 보고서 그럴듯하게 따라적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글을 잘 쓴 다고 칭찬도 받고 상도 받기도 했다. 거짓 감상이었는데.

 문제는 지금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20년이 가까이 지냈는데도 여전히 뭔가를 잘 느끼지 못한다. 누군가 글을 가져와 읽어보면 기술적으로는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를 잘하지만 정작 글의 내용이 어땠는지는 잘 이야기하지 못한다. 이 문장에서 쓰인 비유가 좋았고 구조적으로 잘 맞아떨어지고 이 문장은 주술 관계가 맞지 않았다는 식의 평가는 하지만 어느 부분이 감동적이었다느니 공감이 됐다느니 하는 식의 말은 못 한다.

 김영하 작가가 한참 미디어에 노출될 때, 방송에서 감성 근육에 대해 이야기한 적 있다. 나는 이 감성 근육이 없는 사람이었다. 큰 문제였다. 기술적인 것은 사실 기초만 완성하고 나면 그렇게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그다음부터는 감성이 중요하다. 창작활동에서 있어서 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공감하지 못하는 것에는 큰 불편함이 따랐다. 모든 면이 삐걱거렸다.

 그래서 다시 글쓰기를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와 책의 힘을 빌려서 감성근육을 길러나가기로 했다. 그렇게 보고 쓰는 글이 시작되었다. 영화나 책을 보고 나서 그와 관련된 감상을 따로 남기기로 마음먹었다. 조금씩 세상에 감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상에 대한 기록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혹시 '불렛 저널(Bullet Journal)'에 대해 알고 있는가? 작년 연말에 알 수 없는 유튜브의 알고리즘에 의해 불렛 저널을 처음으로 접했다. 불렛 저널을 간단히 설명하면 격자 노트에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다이어리이다. 인쇄되어 나온 것이 아닌 자기의 손으로 직접 작성하는 기록 체계이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쯤에 문방구에서 격자 노트 하나를 사서 1월 1일부터 불렛 저널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6개월의 시행착오 끝에 나는 월간일정, 한 줄 일기, 월간 목표, 블로그 운영 계획을 월단위로 설정하고 주간 목표, 주간 되돌아보기를 한 주의 시작과 끝에 기록했으며 하루 해야 할 일과 있었던 일을 일일 단위로 작성했다. 물론 한 달이 지나면 월간 정산도 작성하고 분기별로 분기 정산도 작성하고 있다. 시행착오를 겪어 정착한 나만의 기록 양식이다.

새로운 달이 시작되면 그달에 이루고 싶은 목표를 적는다
블로그의 운영계획이나 상황을 기록하기도 한다
하루에 해야할 일과 있었던 일을 적고 특별한 일이 있었을 때는 아래 일기를 따로 적는다

 이렇게 일상을 기록하다 보니 어느새 새 노트를 사야 할 때가 왔다. 이번에는 불렛저널용으로 제작된 노트 두 권과 메모지를 '인생 상점'이라는 곳에서 구입했다. 이렇게 새로운 노트를 사고 기록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있으니 그동안 기계적으로 기록을 해온 것이 아닌가 반성하게 된다. 나 자신에게 집중하기 위해 시작한 기록이었는데 그저 하루에 해야 할 일과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기계적으로 작성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노트에는 보고 쓰는 글처럼 일상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과 그것이 내게 어떤 의미인지를 적어나가야 할 것 같다. 또 운이 좋게도 지난달부터 함께 성장일지를 써가는 사람들과 커뮤니티가 형성되었다. 그곳에서 하루의 일과를 나누고 공감하고 느끼는 바가 많기를, 모임의 이름처럼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불렛저널은 유튜버 도르미님의 영상을 참고하며 운영 중이다. 어제 우연히 도르미님이 티스토리도 운영 중이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래 도르미님 티스토리의 주소를 남긴다. 불렛 저널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실 것이다.

 

[불렛저널] 2020 불렛저널 시작하기 | 불렛저널 쓰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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